SNS에 남긴 짧은 메모 중에는 반응이 좋아서 “이걸 블로그 글로 길게 써볼까” 싶은 것이 있습니다. 그런데 AI에게 “이 내용을 2,000자로 늘려줘”라고 하면, 같은 말을 돌려 말하는 문장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반론이 채워진 글이 나오기 쉽습니다. 짧은 메모가 좋았던 이유는 작성자만 아는 구체적인 순간이 담겨 있었기 때문인데, 분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그 부분이 오히려 희미해지는 것입니다. 이 글은 이미 써 둔 메모 하나를 블로그 글로 확장하는 과정만 다루며, 검색 노출 최적화는 다루지 않습니다. 재료 고르기, 개요 받기, 초안 검토, 채널별 역할 나누기 순서로 진행합니다. 다 읽으면 내 메모 하나를 골라 블로그 글의 뼈대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.
1단계: 늘릴 재료를 내가 먼저 고릅니다
글을 길게 만드는 재료는 AI가 아니라 작성자에게 있습니다. 메모를 쓰게 된 상황을 떠올리며 아래 네 칸을 채웁니다.
| 칸 | 질문 | 예시(설명용) |
|---|---|---|
| 상황 | 누가 어떤 문제를 겪었나 | 매주 회의록 정리에 1시간씩 걸렸다 |
| 선택 | 내가 실제로 한 일과 이유 | 회의 전에 정리 양식을 먼저 정했다 |
| 과정 | 그 과정에서 막힌 곳 | 담당자가 없는 할 일이 계속 생겼다 |
| 한계 | 아직 해결 못 한 것 | 녹음이 없는 회의는 여전히 어렵다 |
이 칸에 들어갈 내용이 바로 다른 글에는 없는 이 글만의 가치입니다. 칸을 채우기 어렵다면, 아직 블로그 글로 확장할 만큼 경험이 쌓이지 않은 주제일 수 있습니다.
2단계: 본문이 아니라 개요부터 요청합니다
아래는 내가 SNS에 쓴 짧은 메모와, 그 메모를 쓰게 된 실제 상황이다.
[메모] ...
[상황·선택·과정·한계] ...
1) 이 주제로 검색하거나 읽을 사람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 하나를 뽑아줘.
2) 그 질문에 답하는 글의 개요를 '도입-상황-과정-주의점-정리' 순서로 만들어줘.
3) 각 개요 항목 옆에 내 메모·상황에서 가져온 부분인지, 새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인지 표시해줘.
4) 내가 주지 않은 사례·숫자·경험은 추가하지 말고, 더 필요한 정보는 질문 목록으로 남겨줘.
3번 요청이 중요합니다. 개요에서 ‘새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’이 대부분이라면, 글이 내 경험이 아니라 일반론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.
질문 목록에 답하면서 글이 깊어집니다
AI가 남긴 질문 목록, 예를 들어 “양식을 정한 뒤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나요?” 같은 질문에 답을 적다 보면 메모에서 빠져 있던 구체적인 장면이 떠오릅니다. 이 답변이 본문의 핵심 문단이 됩니다.
3단계: 초안을 받으면 세 가지를 구분합니다
개요를 확정하고 본문 초안을 받았다면, 문장마다 아래 셋 중 무엇인지 확인합니다.
- 내 경험: 내가 실제로 겪고 한 일. 표현이 과장되지 않았는지만 봅니다.
- 일반 설명: 누구나 알 수 있는 배경 지식. 너무 길면 줄입니다.
- 경험처럼 쓰인 일반론: “직접 해보니 효과가 컸다”처럼 내가 하지 않은 말을 경험인 척 쓴 문장. 반드시 고치거나 지웁니다.
마지막 유형이 가장 위험합니다. 독자는 그 문장을 작성자의 경험으로 믿고 읽기 때문입니다. 외부 사실이나 숫자가 들어갔다면 출처 검증 가이드의 순서로 확인합니다.
같은 말을 반복하는 문단 찾기
분량을 늘린 초안에는 앞에서 한 말을 표현만 바꿔 다시 하는 문단이 자주 생깁니다. 각 문단의 핵심을 한 줄로 적어 보고, 같은 줄이 두 번 나오면 둘 중 하나를 지웁니다. 글이 짧아지더라도 반복 없는 글이 더 낫습니다.
4단계: 채널마다 역할을 나눕니다
| 형식 | 역할 | 독자가 얻는 것 |
|---|---|---|
| 짧은 게시물 | 한 가지 생각이나 질문을 던짐 | 관심과 공감 |
| 블로그 글 | 배경·과정·조건·대안·실수를 설명 | 따라 할 수 있는 방법 |
| 후속 글 | 댓글·질문에서 나온 새 주제를 다룸 | 더 좁고 깊은 답 |
블로그 글에 SNS 메모를 그대로 붙여넣기보다, 메모는 글의 출발점이었다는 정도로만 언급하고 블로그에서만 줄 수 있는 설명에 집중합니다.
자주 하는 실수
- 분량을 목표로 요청하기: “2,000자로 써줘”는 반복과 일반론을 부르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. 분량 대신 독자 질문을 목표로 줍니다.
- AI가 만든 제목을 그대로 쓰기: 본문이 약속을 지키는지 확인한 뒤 제목을 정합니다.
- 한 메모로 여러 글 만들기: 같은 결론의 글이 여러 개 생기면 오히려 사이트 전체가 얇아 보입니다.
발행 전 체크
- 이 글에 내가 직접 더한 경험·자료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다
- 제목이 본문이 실제로 주는 결과를 정확히 약속한다
- 경험처럼 쓰인 일반론을 모두 고쳤다
- 같은 말을 반복하는 문단이 없다
- 과장된 성과나 보장 표현, 확인하지 않은 숫자가 없다
짧은 메모를 좋은 글로 키우는 힘은 문장력보다 그 메모 뒤에 있던 실제 상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꺼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.